앱(웹)은 비대면채널이자 무인매장
이제 더 이상 웹과 앱을 단순한 카탈로그로 보는 사람은 없지만, 여전히 카탈로그나 자판기 수준의 정적인 화면만 구성해두고 인터렉션(Interaction)에 대한 설계는 대충하는 경우가 많다.
앱은 고객을 직접 만날 수 없는 비대면 채널이자 고객이 스스로 상품과 서비스 정보를 취득하고 결제까지 완료해야하는 무인매장이다. 고객의 행동을 그 누구도 제약하지 않지만, 반면에 아무도 도와주지 않기 때문에 행동에 맞게 인터렉션을 설계하지 않으면 고객의 동선이 끊기거나 의도가 표출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오프라인 매장이야 눈치빠른 직원이 고객의 표정을 살펴가며 데이터를 분석하듯이 경험에 비춰 대응할 수 있지만, 앱은 이런 대응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마치 RPG게임에서 NPC(Non Player Character)를 배치해두듯이 고객이 움직이는 동선마다 다양한 컨텐츠와 인터렉션을 준비해둬야만 고객이 웹과 앱을 이용하면서 데이터를 남기게된다.
① 게임맵 → 고객 여정 지도
앱에서 고객의 동선을 설계할 때는 RPG게임의 맵처럼 "고객 여정 지도"를 만든다. 고객 여정 지도(Customer Journey Map)란 고객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발견하고 구매하기까지의 전 과정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도구로 제품을 인식하고 충성도가 쌓이기 까지 7단계로 구성된다.
각 단계별로는 업종이나 제품, 서비스의 특성에 따라 더 세분화되거나 다르게 구성될 수 있지만, 각 단계에서 고객이 느끼는 감정, 생각, 행동 뿐 아니라, 질문과 요구사항을 식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계 | 설명 |
인식(Awareness) | 고객이 특정 문제나 필요를 인식하고, 해결책을 찾기 시작하는 단계 |
고려(Consideration) | 고객이 가능한 해결책을 조사하고, 여러 옵션을 비교하는 단계 |
결정(Decision) | 고객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기로 결정하는 단계 |
구매(Purchase) | 고객이 실제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단계 |
사용(Use) | 고객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고 경험하는 단계 |
평가(Evaluation) | 고객이 사용 경험을 평가하고, 만족도를 결정하는 단계 |
충성(Loyalty) | 고객이 브랜드에 충성하게 되거나 재구매를 결정하는 단계 |
② 시나리오 → 맥락 마케팅 기법
오프라인 매장에선 배테랑 직원들이 온몸으로 부딪쳐 쌓은 경험을 후배들에게 전수하지만, 앱에서는 게임 시나리오를 만들듯이 고객의 다양한 니즈와 상황에 따라 컨텐츠와 대응방안을 준비해둬야만 한다. 마케팅에서는 고객의 선택에 따라 자연스럽게 컨텐츠를 노출하고 상품/서비스를 제안하는 방식을 맥락 마케팅(Contextual marketing)으로 부른다.
맥락 마케팅을 구현하기 위한 기본 요소는 다음과 같이 나누어진다.
분류 | 처리 내용 | 필수 항목 |
개인화 | 과거 행동, 선호도, 위치 정보 등을 분석하여 개인화된 메시지 제공 |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 |
타이밍 | 사용자의 현재 상황에 맞춰 적절한 시기에 마케팅 메시지 전달 | AI 및 ML모델 활용 |
컨텐츠 | 사용자의 현재 맥락과 관련된 컨텐츠나 광고 제공 | 사용자 관심사에 맞는 컨텐츠 제작 |
통합 컨택 | 다양한 데이터 소스와 채널을 통합하여 일관된 경험 제공 | 개인정보 보호 정책 |
아마존과 넷플릭스 추천시스템은 대표적인 맥락 마케팅 사례이며, 취급하는 상품은 다르지만, 마치 RPG게임의 대화 시스템처럼 고객에게 컨텐츠를 다양하게 보여주고 클릭과 검색 등의 로그를 분석한 후 최종적으로 개인화된 컨텐츠를 표시하여 세부적인 니즈를 파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③ 캐릭터/아이템 → 페르소나 기반 컨텐츠
맵과 시나리오가 준비되었다면, 이제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캐릭터와 캐릭터에 맞는 아이템을 만들 차례이다.
마케팅 분야에선 가상의 인물을 설정하고 이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를 설계하는 데, 이 가상의 인물(캐릭터)을 페르소나라고 부르고 페르소나에 맞게 제작한 컨텐츠를 페르소나 기반 컨텐츠(아이템)라고 부른다. 페르소나는 그리스의 가면극에서 사용했던 가면에서 기원한 말로 영화에서는 등장인물, 그리고 심리학에서는 인간이 사회적으로 표출하는 다양한 인격을 말한다.
페르소나 기반 컨텐츠는 게임 캐릭터가 직업과 시나리오에 맞춰 아이템을 획득하듯이 페르소나로 구분된 고객이 컨텐츠 통해 웹.앱을 즐기면서 맵에 따라 게임을 진행하듯 구성해야 한다. 종전 방식의 컨텐츠가 대중적 인기, 즉 평균에 맞춰서 제작되었다면 페르소나 기반 컨텐츠는 같은 컨텐츠라도 사용자의 취향에 맞게 변화를 주어야 한다.
컨텐츠는 상품과 서비스를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 만드는 방법은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다.
첫 번째
페르소나에 맞춰 컨텐츠를 점검하고 비어 있는 컨텐츠를 새로 만드는 방법이다. 이 방식 마치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과 비슷하게 이루어지는데, 빅사이즈 의류, 또는 매니아를 겨냥한 영화와 음악처럼 컨텐츠를 생성했을 때 효과도 비슷하다.
두 번째
기존 컨텐츠를 재 구성하거나 페르소나의 성향에 맞춰 큐레이션하는 방법이 있다. 넷플릭스에서 사용자가 본 영화의 감독이나 등장인물에 맞춰 영화를 추천하거나, 쇼핑몰에서 구매품목의 가격대 또는 트렌드에 따라 상품을 추천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페르소나 기반 컨텐츠를 적용할 때는 단순히 상품만 노출하는 것이 아니라 페르소나에 맞는 설명을 준비했을 때 더욱 효과가 높아진다. 게임에서 직업에 맞춰 아이템의 효과를 설명하듯이 웹과 앱에서도 고객의 페르소나에 맞춰 상품의 장점(ex. 가격)과 추천 사유(ex. 유행)를 설명하면 고객은 컨텐츠를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된다.
④ 게임화면 → UI/UX와 제로파티 데이터
캐릭터와 아이템이 많아질 수록 게임의 UI/UX는 복잡해질 수 밖에 없듯이 웹/앱에서도 컨텐츠가 많아질 수록 UI/UX를 설계하는 것은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다만, 편의성을 위해 캐릭터와 아이템을 삭제할 수 없듯이 웹/앱도 편의성을 위해 기능을 삭제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앞서 제로파티데이터에서 강조했듯이 고객이 기꺼이 데이터를 남길 수 있게 동선(맥락 마케팅)에 맞춰 UI/UX를 구성해야한다.
UI관점에서 앱으로 자연스럽게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기능들은 다음과 같다.
데이터 수집 방법 | 사용자 인터랙션 유형 | 적합한 상황 | 고객 의도 수집 방법 |
양식 | 직접 입력 | 회원 가입, 설문조사, 주문서 작성, 검색어 입력 등 사용자가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경우 | 입력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필요와 선호도 파악 |
토글 스위치 | 선택 | 설정 변경, 서비스 동의 등 단순한 옵션 선택이 필요한 경우 | 선호 설정 파악을 통해 사용자의 원하는 서비스 형태 이해 |
드래그 앤 드롭 | 상호작용 | 파일 업로드, 항목 정렬 등 사용자가 직접 항목을 조작해야 하는 경우 | 항목 배열 분석을 통해 우선순위나 선호 이해 |
자동 완성 | 입력 중 자동 제안 | 주소 입력, 검색어 입력 등 사용자가 빠르게 정보를 입력하고 싶어 하는 경우 | 입력 과정에서의 자주 사용하는 단어나 문구 분석을 통해 관심사나 검색 의도 파악 |
체크박스 | 다중 선택 | 여러 옵션 중 다수를 선택해야 할 때 (예: 관심사 선택) | 여러 옵션 중 선택을 분석해 관심사나 필요 파악 |
라디오 버튼 | 단일 선택 | 여러 옵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할 때 (예: 성별 선택) | 단일 선택을 통해 가장 선호하거나 필요로 하는 바 명확히 알 수 있음 |
슬라이더 | 조정 | 볼륨 조절, 금액 범위 설정 등 사용자가 값을 조정해야 할 때 | 슬라이더 조정을 통해 선호하는 값의 범위 파악 |
스와이프 | 스와이프 | 설문 조사, 이미지 갤러리 넘기기 등 간단한 스와이프 동작으로 의사를 표현할 때 | 스와이프 동작을 통해 선호, 관심사, 선택 간편하게 파악 |
인피니티 스크롤 | 스크롤 | 콘텐츠 탐색, 소셜 미디어 피드 등 사용자가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탐색하고자 할 때 | 스크롤하는 동안 콘텐츠에 대한 관심사나 선호하는 콘텐츠 유형 파악 |
버튼 | 클릭 또는 탭 | 정보 제출, 기능 실행, 페이지 이동 등 사용자가 특정 동작을 실행해야 할 때 | 버튼 클릭을 통해 사용자의 즉각적인 의사 결정과 액션의 의도 파악 |
UI관점의 데이터 수집이 각 기능이 의미하는 고객의 의도라면 UX관점에선 사용자가 앱을 이용하는 경험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고객의 의도를 수집하고 직원에게 요청하듯이 설계되어야 한다. 업종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크게 구분하면 다음과 같다.
1. 인앱 설문조사와 평가
사용자가 앱을 사용하는 도중 간단한 설문조사나 만족도 평가에 응답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 경험에 대한 즉각적인 피드백을 얻을 수 있다. 단, 좋아요, 하트 등과 같이 짧고 간결해야 하며, 사용자의 경험을 크게 방해하지 않아야 한다.
2. 피드백 팝업과 알림
사용자가 특정 기능을 사용하거나 앱 내에서 특정 이정표에 도달했을 때 피드백을 요청하는 팝업이나 알림을 표시한다. 예를 들어, 특정 섹션을 처음 방문하거나 주요 작업을 완료한 후에 별점과 같은 피드백을 할 수 있다.
3. 대화형 인터페이스
챗봇은 사용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피드백을 요청하는 등의 다양한 역할을 수행 할 수 있으며, 대화를 통해 피드백을 직접 수집할 수 있다.
4. 제안 및 아이디어
사용자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다른 사용자의 아이디어에 투표할 수 있는 포럼이나 게시판을 제공하면, 사용자가 직접 제품 개선에 참여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며, 인기 있는 아이디어를 쉽게 식별할 수 있다.
5. 사용자 행동 기반 동적 웹 구성
사용자의 특정 행동(예: 특정 기능 사용, 앱 내에서의 특정 시간 보내기 등)을 했을 때 자동으로 피드백 요청을 전송할 수 있다. 동적으로 웹을 구성하면 사용자가 특정 상황에서 느끼는 경험에 대해 컨텐츠와 피드백 등을 반복하면서 구체적인 요청사항을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다.
⑤ 게임관리 → 로그 분석과 퍼스트파티 데이터
맘만 먹으면 코딩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는게 앱시스템이지만, 게임과 달리 채널이 다양하기 때문에 컨텐츠와 UI/UX를 자주 바꾸다보면 기껏 모아둔 로그가 뭘 의미하는지 모르는 상황이 발생할 수있다.
앱의 고객 데이터를 분석할 때는 구성 프로그램(WAS 등)과 기능(버튼, 스크롤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CDP(Custom Data Platform)를 많이 활용하는데, 기본적으로 여러 웹/앱 시스템의 로그를 한 곳에 모은 후 정제하는 시스템으로 실시간으로 고객의 인입과 동선을 분석할 수 있으며, 종전에 수집한 데이터와 마케팅 시스템을 연결하여 개인화 컨텐츠 및 메시지 등을 실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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