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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의 코딩 반대? AI에는 ○○적 사고가 중요하다

정데만 2024. 3. 28.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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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과 코딩교육

지난 2월 12일 세계정부정상회의에서 AI를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요? 라는 기자의 질문에 젠슨 황이 코딩을 가르칠 필요없다고 답변한 것이 아직까지 화제가 되고 있다. 게다가 국내에선 인터뷰 내용에 내년도 코딩교육 의무화(초등)까지 덧붙여 보도하면서 대응을 잘못하고 있는 것처럼 비춰지다보니 학부모를 중심으로 이슈가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물론, 앞으로 기술이 발전할테니 코딩보다 학문(생물, 제조, 농업 등)에 집중하라는 조언일테지만, 코딩이 마치 주판이나 타자기처럼 사라질꺼라는 늬앙스로 들리다보니 다들 걱정이 앞선 것 같다.
 

다행인건 초등학교 코딩교육은 코딩만 가르치지 않는다.

 

 

이미 시행 중인 방과 후 수업이나 네이버 커넥트재단의 어린이 코딩교육을 살펴보면 커리큘럼의 대부분은 블록코딩(엔트리, 스크래치 등)을 기반으로 한 컴퓨팅적 사고 학습이다. 게다가 주제도 AI알고리즘과 데이터를 적용하여 트렌드에 뒤쳐지지 않도록 구성되어 있다.


 

블록코딩 예시(출처: 국립특수교육원)

  

수학적 사고 vs 컴퓨팅적 사고

그럼, 컴퓨팅적 사고란 무엇일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우선, 좀 더 익숙한 수학적 사고에 대해서 알아보자. 수학적 사고란 쉽게 말하면 자신의 생각을 수학적인 표현으로 바꾸는 능력으로 데이터 분석 알고리즘에 자주 나오는 공식을 살펴보면 대부분 데이터를 반복해서 더하거나 빼는 행동을 기호로 표현하고 있다.

 

a 를 1에서 n 까지 더하는 표현

 

컴퓨팅적 사고란 2006년 카네기 멜론대 지넷 윙 교수가 처음 주장한 내용으로 자신의 생각을 컴퓨터로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개념으로 수학적 사고를 구성하는 요소와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수학적 사고 논리적 사고 / 수량적 추론 / 문제해결 / 추상화 / 공간적 사고
컴퓨팅적 사고 재귀적사고 / 개념화 / 병렬처리 / 추상화 / 분해

 
수학적사고가 수량적 추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라면 컴퓨팅적 사고는 분해를 통해 병렬로 처리하는 개념을 가지고 있다. 


아래에 이와 관련하여 프로그래머 남편에 대한 재밌는 에피소드가 올라왔었다. 

 

 

 

물론, 우스운 상황으로 연출된 글이겠지만, 프로그래머라면 다들 공감하는 내용으로, 남편은 나름 요건을 분해하고 문제를 추상화하여 처리한 것으로 보여진다.

 

 

컴퓨팅적 사고 vs 통계적 사고

사실 이러한 버그 같은 행동은 컴퓨팅적 사고의 허점을 보여준다. 컴퓨팅적 사고는 요건을 분해하고 처리하는 과정에서 기계적인 정밀함을 보이는 듯하지만, 두루뭉실한 상황에서는 성능이 그리 좋지 못하다.

 

2004년 미국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다르파)은 자율주행차를 목표로 대회를 개최하였다. 240km의 고속도로를 완주하는 것으로 목표로 15개팀을 선별해 대회를 진행하였으나, 시작하자마자 2대가 그 자리에서 멈춰버렸고 1대는 뒤집어졌으며, 가장 멀리 주행한 카네기멜론대조차 트랙을 벗어나 제방에 충돌해버렸다.

 

이 사건에 모두가 충격을 받았으면 오죽하면 당시 언론에서는 DARPA의 사막 대실패라고 표현했다고 한다. 하지만, 2005년 2회차 대회에서는 참가자들이 전년도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AI를 활용하기 시작하였으며, 스탠포드가 우승을, 그리고 1회차에서 가장 먼거리를 주행했던 카네기멜론대는 준우승으로 차지하였다.

 

그리고 당시 대회를 우승으로 이끌었던 스탠포드의 세바스찬 스런은 구글에서 자율주행 프로젝트를 시작하였으며, 이를 계기로 전세계에 자율주행 열풍이 불기 시작하였다.

 

 

2005년 다르파 챌린지에서 우승한 스탠포드대학의 스탠리

 

 

당시, 자율주행 시스템에 AI를 도입했던 이유는 1회차 대회에서 프로그램만으로는 장애물을 인식하거나 트랙을 따라 주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2회차에선 GPS, 관성측정장치, 휠 속도센서, 레이저 거리측정기와 같은 각종 센서를 부착하고 여기서 쏟아진 데이터를 AI로 판독하고 의사결정을 통해 주행을 완료할 수 있었다.

 

이러한 사고방식을 통계적 사고라고 부르며, 앞의 사고와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수학적 사고 논리적 사고 / 수량적 추론 / 문제해결 / 추상화 / 공간적 사고
컴퓨팅적 사고 재귀적 사고 / 개념화 / 병렬처리 / 추상화 / 분해
통계적 사고 확률적 사고 / 데이터 이해 / 의사결정 / 모델링과 추론 / 비판적 사고

 

통계적 사고는 데이터를 이해하고 확률적 사고를 통해 의사결정을 하는 것으로 구성된다. 통계적 사고는 규칙을 찾기 위한 수학적 사고, 그리고 병렬처리에 특화된 컴퓨팅적 사고와 달리 다양한 데이터에서 종합적인 정보를 추출하여 확률적 판단을 내리기 때문에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그럴듯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이는 인간의 추론방식과 맞닿아 있으며, 최근 각광받고 있는 챗GPT가 환각현상에도 불구하고, 이전에 비해 그럴듯한 답변을 만들어내는 것도 문장에서 핵심을 추출하고 맥락을 이어가는 통계적 사고에 의해 알고리즘이 구성되었기 때문이다.

 


핵심은 적 사고

젠슨 황의 말대로 미래에는 코딩이 사라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진기가 개발되고, 그림이 현실적인 기록에서 예술적 표현으로 탈바꿈하였듯이 코딩이 없어진다고 프로그래밍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분석가들은 그동안 SAS, R, 파이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언어를 습득해왔지만, 항상 코딩보다는 알고리즘에 초점을 맞춰왔다. 그리고 AI는 여전히 환각현상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으며, 인간만큼 다양한 감각을 수용한 멀티모달 능력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리고 인간은 여전히 수학을 통해 수학적사고를 기르고, 코딩을 통해 컴퓨팅적 사고를 배우며, 데이터를 통해 통계적 사고를 배워 AI를 발전시켜야할 숙제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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