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데이터 동향 및 향후 전망

국내 초거대 AI 구축에 대한 냉정한 현실

정데만 2023. 9. 6.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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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LG가 엑사원 발표할 때만해도 그다지 반응이 없더니, 네이버가 하이퍼클로바X를 발표하자 증권사를 비롯한 언론과 관련 업계까지 전반적으로 떠들석하다.

 

이는 국산 LLM을 구축했다는 사실보다는 초거대 AI가 얼마나 비즈니스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시장이 반응하는 것으로 IT업계에서 네이버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짐작케 하는 것이다. 최근 기획 기사들이 많이 보도되고 있으며, 심도 있는 자료들도 나오고 있는 만큼 현 상황에 대한 나름의 진단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국내 초거대 AI 개발현황

현재 국내 초거대 AI개발현황은 아래와 같다. 이 중 빅테크와 견줄만한 수준의 LLM(GPT 3.5 기준 1750억개 이상)을 가지고 있는 기업은 네이버, LG, KT(10월 출시예정) 정도이며 이 중 B2C서비스를 운영하는 곳은 네이버 뿐이다.

※ 아래 표에서 솔트룩스는 연말 공개 예정인 것이 1,000억개 수준으로 확인(솔트룩스 관련기사)

 

네이버 버금가는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으면서 B2C서비스 운영이 기대되었던 카카오가 최근 발표(관련기사)에서 10월에 650억개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상대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였으며, 엔씨는 8월에 LLM모델과 VARCO Studio를 공개하면서 게임으로나마 AI서비스를 볼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이마저도 내년 3월에나 1,000억개 규모의 모델을 구축할 계획으로 기대에 미치진 못한다.

 

 

물론, 파라미터 수가 초거대 AI 성능의 전부는 아니라고 하지만 이미 무료로 공개된 모델만 하더라도 구글 T5(2019년, 110억개), Polyglot-KO(23.6월, 128억개), 메타 LLaMA(23.2월, 650억개) 수준으로 동급 레벨 언어모델로는 그다지 경쟁력이 없으며, 특히 맥락이 중요한 언어모델에선 다양한 의미를 학습시키기 위해 파라미터 수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국내 IT업계(네카라쿠배)를 비롯한 전자(삼성,LG,하이닉스), 통신(SKT,KT,U+)업계가 여러 보도자료를 발표하고는 있지만 정작 챗GPT가 발표된 후 현재까지 빅테크 수준의 서비스를 운영하거나 계획중인 기업은 네이버 밖에 없다. 결국 이러한 수준으로는 PC와 모바일의 SW경쟁에서 밀렸던 것처럼 국내 생태계를 지키는 것을 최대 목표로 해야하는데, 마치 이를 드러내기라도 하듯이 대부분의 기업들이 국내 B2B서비스만 계획하고 있으며, 독도는 어느나라 땅이냐고 물어보는 질문의 기사(관련 기사)까지 내보내면서 애국심을 자극하는 것은 애처롭기까지 하다.


AI 경쟁이 가지고 있는 의미

사실 IT서비스에서 이와 유사한 상황은 이미 펼쳐지고 있다. 이미 함락당한 숏폼과 SNS 뿐 아니라 OTT와 같은 플랫폼들은 이미 생활 깊숙히 들어와서 국내에서 동작하기만 해도 외국계 기업에 막대한 수수료가 지불되고 있다.

 

물론, 국가 전반으로 보면 상당히 선방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전세계 2위 스마트폰 제조기업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SW경쟁력이 약해 생태계는 뺐겼던 경험과 AI의 활용범위까지 고려하면 이러한 일이 반복되었을 때 끔직한 결과가 예상된다.

 

 

해외에선 원자력 수준에 준하는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는데 반해(관련 기사) 정부의 대책은 인프라 확충에 그치고 있는데, 물론 미국 빅테크 기업도 정부 지원을 받아 성장한 것은 아니니 강요할 수 없지만, 중국이 과격하리만큼 기업을 지원하고 개인정보를 침해하면서까지 기술을 고도화해왔고, 여전히 지나칠 정도로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있으니 이대로 가다가는 격차는 점차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편, 중국이 이러한 배타적 정책을 펼치는 이유는 초거대 AI와 IT산업이 단순히 국가 기술 경쟁력으로만 치우친게 아니라 정보를 수집하고 제공하면서 원하는 방향으로 여론을 형성할 수 있는 IT산업의 특징과 향후 AI가 산업 전반에 걸쳐 확산되었을 때(인간을 대체하였을 때) 자국 산업이 타국에 종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AI를 필두로 한 IT플랫폼과 서비스가 충분히 발전하지 못할 경우, 생활과 서비스에 밀접한 인프라 대다수를 외산에 의존할 가능성 높고, 이로써 AI가 제공하는 생산성(노동)의 대가는 모두 외국 기업에 종속될 것이다.


국내 AI산업이 가야할 길

결국, 글로벌 빅테크 수준의 서비스를 실행하는 기업은 네이버밖에 없고 나머지 기업들은 모두 국내 B2B에만 치중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암울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자체적으로 생성형AI를 개발한 국가가 미국, 중국, 이스라엘, 한국 4개국 밖에 없는 데다가 미국 기준 1.5년밖에 뒤쳐져 있지 않다고 생각하면(관련 기사) 아직 기회는 있다.

 

사실, 국내 산업 규모로 인해 투자 비용의 한계에 봉착하는 것은 어쩔 수 없으며, 네이버조차 구글 시총대비 115분의 1에 불과한 규모를 가지고 있어, 전체 수익의 22%를 투입하고도 겨우 한국어에 몰빵한 모델을 개발할 수 밖에 없었다.

 

그마저도 모든 서비스를 AI에 맞춰야 할만큼 사활을 걸어도 성공할까 말까인데, 만약 네이버의 이런 모험이 실패한다면 국내 AI기술 개발도 멈춰야 할까? 앞서 말했듯이 AI는 산업전반에 걸쳐 생산성과 노동을 대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AI주권을 뺐길경우 경제 전반적인 파급력은 어마어마하게 커지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도 없다.

 

AI개발 기업 대다수가 B2C가 아닌 B2B서비스에 몰두하는 이유도 이러한 배경에 있다. B2B를 통해 국내 기업 전반에 걸처 AI서비스가 확산된다면 한국 자체가 거대한 AI플랫폼으로써 테스트베드 역할을 할것이며, 이는 네이버처럼 자체적으로 AI기반 서비스는 운용하지 못하더라도 국가적으로는 다양한 AI서비스를 만들어내게 될 것이다.

 

이러한 전략은 기업이 보유한 정보를 통해 부족한 학습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며, 각 산업별 전문가의 도움을 얻어 경쟁력있는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23.7월에 엑사원을 공개한 LG의 전략은 이에 기인한 것이며 네이버와 협업하여 B2B서비스를 제공하려는 SKT도 이러한 전략으로 자사모델보다 B2B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다.

 

출처 : 머니투데이

 

비록 규모의 경쟁으로 인해 MS, 구글, 메타처럼 메끄럽게 대화를 이어나가는 초거대 AI를 만들어 내지는 못하더라도,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을 투입되는 sLLM(소규모 생성형 언어모델)으로도 AI 응용분야에서는 충분히 성능과 가격에서 경쟁력있는 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리고 이를 국내기업들과 충분히 성장시킨다면, 메신저와 웹툰플랫폼처럼 국내 플랫폼도 해외에서 성공을 거두거나 기존에 시장에 통용되고 있는 제품에 AI를 더하여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생긴다.

 

이러한 해석은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고진 위원장의 인터뷰에서도 나타나며, 정부가 먼저 AI관련 사업을 수주하여 산업을 키우고, 민관합동으로 AI모델을 만들어 우리와 유사하게 자체 언어를 가지고 있어서, 빅테크의 사각지대인 중동과 아시아권에 수출함으로써 물꼬를 틀겠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물론, 소비자들은 국산 AI모델이 빅테크와 직접 맞서싸우길 원하겠지만, 현실은 녹록치 못하다. 그래도 이러한 현실을 알게된 만큼 빅테크에 맞서 국내 서비스를 수성하려는 네이버와 B2B를 기반으로 국내 AI산업을 육성하고 수출까지 이루려는 AI개발 기업들에 작게나마 응원하는 마음을 보낸다.

 

참고 기사 : MT리포트-국산AI '골든타임'

① KB금융,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 활용 검토

② 데이터 외부유출 및 비용문제 해결

③ 공룡 빅테크 넘어라…국산AI '특화' 어떻게

 '美 빅테크 추격'…日·中, 초거대AI 육성전략

⑤ '국산AI 육성' 정부의 청사진은

⑥ 인터뷰-고진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위원장

 

참고 기사 : 비즈한국 AI 백브리핑

생성형 AI의 윤리 문제, 기업들의 대응 방법은?

AI가 만든 콘텐츠의 '주인'은 누구일까

AI 발전은 지구 환경에 득일까 실일까

해외선 '원자력 수준' AI 관리 논의하는데, 한국은…

미·중 주도 AI 기술 전쟁, 약소국은 낄 자리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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