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이태리에서 30년간 구두를 만든 장인이 있다. 그는 공방의 막내로 일할 때부터 항상 디자인보다는 편안함을 추구했으며, 수석 디자이너가 된 이후에는 공방의 전통에 맞춰 제작하긴 했지만, 가죽이나 밑창, 그리고 바느질까지 자신의 손길이 닿는 모든 곳에서 조금이라도 편하게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으며, 공방에서 일한지 정확히 30년이 된 해 자신만의 구두를 만들기 위해 조국으로 돌아왔다. 30년만에 돌아온 한국은 낯설었다. 고층빌딩이 즐비하고 사람들의 삶은 풍요로워졌으나 정작 자신이 처음 구두를 배워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수제화거리는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졌으며, 기존 방식론 더 이상 구두를 팔지 못할 것 같았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구두에 강한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구석이기는 하지만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