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데이터 분석

1.1. 데이터를 활용하지 못하는 기업의 특징

정데만 2023. 5. 14.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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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 커뮤니티에서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는 단어가 자주 눈에 띄는데, 대부분 과거 겪었던 사건을 떠오르게 하는 상황이나 인물에 대해 'PTSD 온다'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당시에 겪었던 심적 고통으로 이후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웠음을 토로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최근 챗GPT열풍이 시작되며 변화를 두려워하고 도태를 걱정하는 기업들을 보다보면 국내 기업들은 모두 데이터에 대한 PTSD를 가지고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챗GPT이전에도 CRM(1997년), 빅데이터(2011년), 알파고(2016년)와 같이 데이터와 AI에 대한 열풍이 있었다.

 

당시에도 수 많은 기업들이 지금처럼 두려움을 가지고 신기술을 받아들였으나 몇몇 기업들은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정말로 도태되기까지 하였으니 이번 변화에 대해서도 PTSD를 느끼는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 모습. ⓒ 연합뉴스


데이터에 대한 투자는 생산라인 증축이나 원재재과 같은 기간 사업과 달리 투자 대비 효과도 애매하고 성공여부를 판가름하기도 쉽지 않다.

 

이는 데이터에 관련된 과제들이 대부분 조직과 인력, 그리고 프로세스에 커다른 변화를 요구하는데 이를 충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좀 더 자세하게 이유를 나눠보면 다음과 같다.

 

1. 데이터에 대한 이해 부족
기업 전반에 걸쳐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분석하는 과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어떤 데이터를 수집해야 하는지, 어떻게 분석해야 하는지에 대한 공감대가 없다.

2. 데이터 수집의 부재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필요한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구축하지 않아 데이터를 수집할 수 없거나 제한적으로 수집하고 있어서 이후 과정에 대한 효과를 보기 어렵다.

3. 데이터 분석 역량의 부재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한 기술적 또는 인적 역량이 부족하여 분석과제를 결정하거나 분석을 수행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적절한 분석 도구나 기술을 사용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애써 분석을 마쳤더라도 결과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된다.

4. 조직적 제약
조직 내부의 제도, 정책 등이 데이터 활용을 방해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조직 내부에서 데이터를 공유하거나 활용하기 어렵게 만드는 규정이 있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5. 데이터 활용 의지 부족
데이터 활용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데이터를 이용해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인 시각을 가지지 못한 경우, 데이터를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 간 열풍으로 시작된 데이터 관련 사업들은 산업 전반적으로 큰 영향을 끼치며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였다.

 

단계마다 온갖 PTSD와 피해자를 양산하는 부작용은 있었지만, 결국 변화는 피하기 어려웠으며 누적된 변화는 이제 단순한 업무 지원 수준이 아닌  2차 산업혁명(전산화), 3차 산업혁명(인터넷)처럼 기존 산업을 전반적으로 재편하게 될 것이다.

 

80년대 사무실 풍경

전 직원이 컴퓨터를 배우고, 모든 기업들이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한 것처럼 이제 막 시작된 본격적인 4차 산업혁명은 앞선 데이터 열풍처럼 일부 부서와 신규 시스템으로만 해결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모든 데이터가 AI로 연결되고, 모두가 AI를 사용하는 세상에서 기업은 어떻게 해야할까?

 

 

1. 쉬운 단어로 대화해야 한다.

전산화가 그랬던 것처럼 AI와 데이터 사용이 확대된다고 해서 기업의 본업이 바뀌지는 않는다.
여전히 대부분의 직원들은 제조, 유통, 서비스와 같은 기업의 핵심비즈니스를 수행해야하며, 기술적인 문제는 전담부서에서 일임해야 한다.

그러나, 모두가 데이터를 생산하고 모두가 AI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기업 구성원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일상적인 용어를 이용하여 AI와 데이터에 대한 대화를 진행해야한다. 
 
예를 들어 Pre-trained model은 사전 학습 모델, Transfer learning과 Fine tuning은 추가 학습과 같이 표현하면 기업에서도 본질을 해치지 않으면서 단어만으로 의미를 유추할 수 있다.

 

2. 최소한의 데이터기반 지식을 갖추고 역할에 맞게 소통해야 한다.

아무리 일상적인 용어로 바꾼다고 해도 최소한의 동작 방식과 원리도 이해하지 않으면 AI를 발전시키기 어렵다.

수많은 데이터/AI 프로젝트가 설계 당시 요구사항이 원활하게 수집되지 않아 산출물에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는 대부분 현업담당자가 데이터전문가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거나 전문가 또한 현업의 요구사항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업과 전문가가 조금씩 서로를 이해하자는 절충안이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데이터전문가가 기업의 업무들을 모두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요구사항을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의 지식만 갖추는 것이 적당하다.
 
일상에서도 제품의 성능과 차이점을 많이 알고 있을 수록 좋은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것처럼, 현업 담당자가 데이터를 많이 이해해야만 자신의 업무 영역에서 훌륭한 AI를 구축할 수 있으며, 실제로도 기업의 경쟁력은 현업 담당자의 기술 이해도에 의해 결정된다.

 

3. 기술이 가져올 변화에 대해 논의해야한다.

데이터와 AI에 대한 변화는 기술변화 뿐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 그리고 경쟁사와 고객과 같은 시장 참여자에 의해 결정된다.  최근 부각되고 있는 개인화 또한 AI알고리즘의 발전 뿐 아니라 스마트폰이라는 화면의 한계와 플랫폼이라는 환경 변화가 만들어낸 흐름이다.
 
아직 빅데이터와 AI에 적응하지 못한 기업도 서둘러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AI를 활용하고자하는 기업들도 무턱대고 기술을 도입하기보다는 신기술이 어떠한 영향을 끼칠 것인지 기업의 구성원 모두가 고민해야할 것이다. 
 
물론, 이러한 고민은 1, 2번의 문화가 형성되어 있어야 할 것이며, 기업이 새로운 기술만큼이나 내부 역량강화와 문화 조성에 힘써야 할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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